2003년 4월 15일 화요일 날씨 맑음

오늘은 개교 기념일이다. 그리고 하이킹 가는 날. 어쩜 이렇게 날씨가 좋은건지덩달아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자전거라고는 운동장에서 굴러 댕기는거 몇 번 뺏어 타본 것 밖에는 없었던 나였지만,(자전거 없이는 생활이 불편하다는 중국에서조차 택시를 타고 다녔다는-.-) 웬지 나는 탈수 있을 것 같았다. 교수님이 자전거 탈수 있냐고 묻는 질문조차 운동장에서는 타봤어요. 라고 답했다지

애들 기다리는 동안 오정못을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기분 좋게 바람을 맞으며 하이킹 출발 직전의 기분을 즐겼다. 생각해 보니 기분이 좋았던 것도 딱 거기까지였다. 여차 여차 교수님과 같이 출발을 하였다. 나는 어느새 완주를 꿈꾸고 있었고, 마음만은 이미 대청댐이였다.

첫번째 고비는 한남대 문과대 뒷 오르막길이었다. 평지에서만 자전거를 탔던 나는 모르는 것이 두 가지가 있었다. 자전거는 천하무적이 아니라는 것과 우리나라는 오르막길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다는 것이었다. 난 어제까지만 해도 자전거가 천하무적으로 어디든 갈수 있는 하늘이 내린 교통수단인줄 알고 있었다.

나의 힘으로는 한남대 뒷산을 오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다. 그때부터 나는 팔팔함을 잃고 꾸역꾸역 정말 가야만 했으니까 자전거를 끌고 댕겼다. 준오 오빠를 꼬셔서 사먹은 음료수 그게 나의 유일한 힘이었다. 겉보기에만 새끈하게 생긴 나의 자전거나중에는 체인도 빠지고 안장도 도망가 버리고 처음엔 그렇게 이쁘게 보이더니만 나중에는 쳐다보기도 싫었다.

그래도 내리막길에서는 행복했었다. 그 삐꾸 자전거 손잡이와 브레이크 간격이 좀 멀어서 난 브레이크 잡고 다니지도 않았다. 무의식으로 손잡이만 꾸욱 붙들고 다녔다. 그것이 나의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

어쩌다가 도로에 눕게 됐는지는 밝힐 수가 없다. 다만 안전불감증 때문이라고 한마디는 할 수 있다.^^* 나도 대한민국 국민이 맞기는 맞나 부다.

어쨌든 난 자전거가 꼴도 보기 싫어졌다. 팔팔한 기운을 갖고도 한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목적지에 도착하면 5시간은 족히 걸린다는 계산이 내 머리 속을 훓고 지나간 다음부터 난 죽어도 자전거를 탈 수가 없었다. 아니 타면 안되었다. 저 계산 넘어지는 동안에 했다면 믿을까? 그 다음부터는 난 일어날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자전거에 깔린 채로 차도에 누워있었다. 많은 차들이 오가는 그 곳에서 자전거에 깔린 채로 누워있었는데 그때 나의 옆을 지나갔던 차들의 주인들무슨 생각을 했을까그리고 준오 오빠를 열심히 찾았는데 그 옆에서 자전거에 깔린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는-.-

그리고 훈일 오빠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내가 차지했다. 그 삐꾸 자전거를 넘겨주고 오기에는 너무 미안했지만 그래도 난 절대 자전거를 탈 수가 없었다.ㅋㅋㅋ

하지만 점점 몸은 쑤셔오는데 권식오빠는 왜 하필 나냐고 구박해댔다. 돌아올때는 03학번 여자로 교체하라고 난리지 또 꽃잎이 하늘하늘 다리는 차로 떨어질 때 이쁘다고 감탄하면서 내 얼굴 한번 휙 쳐다보고 한숨쉬고또 내리자마자 교수님도 놀려대지(xxx라고) 조금 서운했었다고 이 자리에서 확불어버려야지.

그래두권식 오빠 디게디게 고마웠어요. 왜 고마웠는지알죠?

그리고 잔디밭에 앉아서 삼겹살에 된장을 찍어먹으면서 배터지게 먹어댔다. 그리고 또 권식 오빠 차를 타고 와서 그늘에 차를 주차 시켜놓고 잤다. 정말 뒤에서 핸드폰이 울리는지.누가 시끄럽게 떠드는지 모르고 잤는데 나중에 권식 오빠가 내 핸드폰 아니냐면서 깨웠다. 정말 오랜만에 끔도 안 꾸고 자고 있었는데 억울했다.

사람들 올 때까지 기다리느라고 8시에서야 이모네 감자탕으로 갈수가 있었다. 내가 원래 하이킹에 참여했던 목적이었다. 만약 이모네 감자탕이 아니었고 다른곳이였다면 아마 난 안갔을거다. 이모네 감자탕정말 맛있다. 근데 유진언니랑 기남 언니가 맵다고 잘 안먹어서 거의 내가 다 먹었다.ㅋㅋㅋㅋ

진짜정말 끝까지 완주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태어난걸 이렇게 태어난걸 어쩌겠나 생긴대로 살아야지. 그래도 언제까지 지금의 이 기분 간직하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교수님!! 두번 씩이나 이런 흔치않은 기회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늘 행복하세요!! (*:올린 이가 밝힌다. 지난 번에는 처음부터 차를 타고 갔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