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킹을 다녀와서..

20041501 이동훈

문득 꿈에서 깨어 텔레비전을 보던 중 유난히 많이도 지나가는 자전거.. 그랬다.
오늘이 바로 빅3.. 개교 기념일,선거일, 그리고 바로 하이킹 가는 날이었다. 매우 귀찮았지만 서둘러 채비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상징탑 독수리와 내가 눈이 마주쳤을 때, 주변은 왜이리 조용한지.. 약속 시간보다 40분이나 일찍 와 버렸다.
시간이 흘러 서서히 선배들과 동기들이 모였다. 자전거를 보니 신나서 타보는 동기들, 자전거를 점검하기 위해 타보는 선배들, 자전거를 못 타서 구경하는 동기들.. 그들을 보며 걱정이 태산인 나..
모든 준비가 되었다. 조 편성을 하고 출발하기 전에 조끼리 모인 자리에서 원식형의 한마디, “우리는 뺑 돌아서 간다!” 처음엔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달려본 게 얼마 만인지 마냥 신났다. 그러나 길도 신이 난 모양이다. 오르막, 오르막 뒤에 오르막, 그 뒤에 오르막.. 슬프다.
경주형이 외쳤다. “야 우리 조는 앞질러서 선두그룹으로 가자!”
뭐 난 그랬다. ‘신이 날 버렸구나..’ 거침없이 페달을 밟아 어느 덧 선두그룹..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대청댐에 도착했을 때, ‘이런 거라도 1등 해보는구나.’ 하는 생각에, 난
행복했다. 갑자기 울리는 나의 핸드폰, “동훈아 나 민규.. 어디야? 여기 계단이 무지 많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계단.. 직감적으로 핸드폰을 경주형에게 넘겼다. 
뒤늦게 도착은 선배와 동기들.. 자전거를 못타는 동기들이 타고, 점심을 실은 차가 도착했다. 점심에 삼겹살을 먹는다는 소식을 입수했기에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생겼다. 
마늘과 고추를 씻으러 갔다온 사이 벌써 판이 벌어져 있었다. 우리 조가 모인 곳에 앉았다. 
내가 씻어온 마늘을 내려놓자 갑자기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 원식형.. 왠지 두려웠다. 후라이판이라 그런지 잘 익지 않는 고기.. 그 때 원식형이 고기 굽는 방법을 선보였다. “빈틈없이
고기로 매워!! 그리고 익을 때까지 기다려 이제 쉴 새 없이 먹게 해주마.” 정말 그랬다. 고기가 익는 순간부터 정말 쉴 새 없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먹는데 갑자기 원식형이 내밀은 마늘 한 조각.. “마늘을 먹어야해. 몸에 좋아 먹어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었다. 입안에 넣고 씹는 순간..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느낌..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경주형이 마늘 한 조각을 드신 뒤 그 느낌을 표현하는데 성공했다. “망치로 혀를 맞은 기분이야.” 계속 되는 원식형의 마늘시식, 깻잎 10개에 고기 쌈 싸먹기.. 정말 신기했다.
점심을 먹고 즐거운 놀이시간을 가졌다. 그 이름하여 유명한 말뚝박기.. 하지만 나에겐 생소한 놀이였다. 동기의 다리사이에 머리를 박고 누군가 내 등위에 올라탈 것을 생각하며 두려워하던 순간! 나의 허리를 강타한 그 엉덩이.. 이것이 정말 사람의 엉덩이란 말인가? 그 엉덩이를 말로 표현하자면.. 한마디로 철갑을 두른 듯? 정도이다. 아 밀려오는 허리 통증, 계속되는 가위바위보에 패배.. 나는 다짐했다. ‘다시는 말뚝 박기 하지 않으리..’
마지막 조별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학교로 출발했다. 한참을 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올 때와는 달리 평지만 계속 되었다. 고개를 들어 표지판을 보니 역시나 월드컵 경기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중앙선을 건너, 언덕을 넘고, 산을 타고 내려와 보니 어느덧 학교가 보였다. 다시 한번 상징탑 독수리와 나의 눈이 마주 쳤을 때, 여전히 주변은 조용했다. 그길은 지름길이었던 모양이다.
허기진 배를 물로 채우는 동기들, 염장 지르는 커플을 보며 속태우는 선배들, 모두들 지친 기색이었다. 처음엔 아까운 휴일에 하이킹을 가야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지만, 간만에 타본 자전거, 선배, 동기들과 함께 하이킹을 하며 흘린 땀은 나에게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내년에도 우리 과 선배, 동기 그리고 후배들이 하이킹을 하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