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2 3 (토요일) 영화를 보고

Sean Penn 7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지체자로 나오는 I am Sam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Starbucks에서 시간 당 8불을 받으며 청소 일을 하는 그의 소원은 커피를 만들어 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첫 장면은 그렇게 시작된다. 다음 장면은 한 여성이 아이를 낳는 장면. 그녀는 Sean Penn의 귀여운 딸을 낳고는 사라져 버린다. 원래 자기가 있던 그 곳으로. 그녀는 노숙자였던 것이다. 7살 지능의 정도를 가진 어른이 갓난 아이를 어떻게 키울 수 있으랴. 그러나 옆 집 아줌마의 도움, 정신 지체아인 친구들의 극진한 보살핌으로(그들의 사랑을 보면 감동을...) 아이는 무사히 자란다. 장면이 바뀌어 아이는 7. 이제 아버지의 지능 수준과 비슷하다. 아이는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아빠를 위해 못 읽는 척 한다. 아빠가 상심할까봐. 그러나 문제가 생긴다. 딸의 8살 생일날, 아이를 위해 깜짝 파티를 준비하던 아빠, 연습 과정에서 아이들의 다툼이 생기고, 문을 열고 들어오던 딸은 이미 엉망이 된 생일 파티를 보게 되고 그녀는 집을 뛰어 나간다. 그리고 아이의 친구가 소리치는 한마디 "당신은 아빠가 아니래요."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그렇게 말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양육을 위하여 보다 나은 환경을 가진 집에 입양해야 한다는 복지 기관, 그에 맞서기 위하여 변호사(미셀 파이퍼) 고용하는 과정(돈이 없으니 당연히 무료 변론), 지체아 친구들과 Starbucks 사장의 도움, 양육권 소유를 위한 재판 과정... 심리는 계속되고 "She deserves everything"이라는 Sean의 절규와 함께 재판은 종결되고 아이는 한 가정에 입양된다. 그는 딸이 자기보다 더 잘해주는 곳에서 지낼 수 있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서이다.

아이의 양육을 위하여 보다 나은 환경을 가진 집에 입양해야 한다는 복지 기관, 그에 맞서기 위하여 변호사(미셀 파이퍼) 고용하는 과정(돈이 없으니 당연히 무료 변론), 지체아 친구들과 Starbucks 사장의 도움, 양육권 소유를 위한 재판 과정... 심리는 계속되고 "She deserves everything"이라는 Sean의 절규와 함께 재판은 종결되고 아이는 한 가정에 입양된다. 그는 딸이 자기보다 더 잘해주는 곳에서 지낼 수 있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서이다.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가 자라는데 더 필요한 것은 좋은 환경이 아니라 아빠의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한동안 집에만 박혀 있던 Sean, 그에게 찾아가 딸에게 필요한 것은 아빠라고 용기를 준 변호사, Sean은 딸의 양부모가 있는 가까운 곳으로 이사하게 된다. 그 집을 딸은 밤마다 찾게 되고 아빠의 품에서 잠들게 된다. 그것을 지켜본 양부모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아빠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는 마침내 다시 아빠의 품으로 돌아오고 그 과정을 지켜본 변호사도 가정에 필요한 것은 물질이 아니라 사랑임을 알게된다. 한 때 양부모였던 사람들은 영원히 그들 옆에서 또 다른 부모가 되어준다. 딸의 고백이 지금도 들려옵니다. There is no other daddy but you. 꼭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2002 2 5 (화요일: 1)

아침 11시 공항에서 아내를 떠나 보내고 온다. 옆자리가 빈 것을 보고서야 예지와 둘이 지내게 됨을 실감한다. 오늘 길에 자동차 등록 갱신 기간이 되어 MVA에 들렀다 왔는데도 2시다. 오늘은 예지가 무엇을 하는 날이지? Magic Me(영로원에서 노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일)라는 봉사 활동을 하는 날이니 병원에서 4시에 pick up해서 학교에 다시 데려다 주면 6시까지 미술(도자기) 클래스에 참가한다. 저녁을 뭘 먹을까 걱정이 된다.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고 큰 소리쳤는데 벌써 걱정이다... 오늘은 Pizza Hut에서 새로 나온 P'zone(파자가 만두가 되었다고 보면 됨)을 먹었다. 저녁으로 피자를... 할 수 없지 않은가. 요리는 전혀 못하니. 예지에게 조금 미안하다.

2002 2 6 (수요일: 2)

아침부터 부산하다. 6 30분에 일어나 아침을 준비한다. 내가 영 엉성해 보였던지 예지가 거든다. 아빠 쏘세지에는 칼집을 내야 속까지 익어 잔소리도 하고, 우유에 시리얼도 적당히 넣어준다. 그리고 바나나 한 개. 차려 놓고 보니 훌륭한 아침상, 서로 감탄하며 먹는다. 예지 학교는 2 45분경에 끝난다. 그리고 버스 타고 집에 오면 3 25분 정도이다. 그러나 오늘은 방과 후 학교에서 4 15분까지 Advanced String 연습이 있는 날이니 학교로 ride를 가야 한다. 예지는 7학년 first chair cellist이다. Advanced String이란 학교에서 현악기 잘하는 아이들을 모아 일주일에 한 번 씩 연습을 시킨 후 학교 행사(전시회, 졸업식 등) 때 연주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클럽이다. 오늘은 Edo 레스토랑(가끔 take-out 해 먹고 했는데)에 가서 Suchi 디너를 먹었다. 어제의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만회했다.

2002 2월 7일 (목요일: 3)

어제와 같은 아침 식탁, 쏘세지, 시리얼, 바나나, 내일은 변화를 주어야겠다. 오늘은 예지가 Art 시간에 한 스케치가 전시되는 날이다. 6-8학년 학생 작품 중 잘한 것들을 전시하는데 예지 작품도 뽑혔다고 한다. 누구를 닮았는지 미술에도 재능이 있다. 확신하건대 이것은 엄마를 닮은 것 같다. 또 전시회에서 Advanced String 아이들 8명이 관람객을 위해 연주를 하는데 자신도 한다고 한다. 자신의 작품 전시회에 연주까지... 연주 때문에 꼬박 한 시간을 전시장에 있어야 했다. 사실 미국 학교 전시회나 연주회를 가보면 너무 엉성하다. 그러나 그들만의 작품과 연주만으로 그들이 즐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엉성한 작품과 연주를 한 시간동안 보고 들었어야 하는 고충. 참 오늘 저녁은 내가 직접 만들어 보았다. 김치+Spam+라면으로 만든 부대찌개(?), 라면을 넣으려는 순간 밥을 하지 않을 것이 생각났다. 다행이다. 그러나 물 눈금(전자 밥통)을 잘못 맞추어 밥이 죽이 되었다. 자기는 물이 많은 밥이 좋다며 열심히 먹어주는 예지가 마냥 고맙다. 나는 정말 못 먹겠는데. 다시는 해 먹지 말아야지.

2002 2 8 (금요일: 4)

오늘 아침 식탁에는 베이컨을 추가하였다. 아침이 더 픙성해진 느낌이다. 예지를 보내고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갔다. 이곳 Baltimore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살아 도서관에 한국 도서가 꽤 있다. 읽은 책을 반납하고 책을 빌려 나오는데 날씨가 너무 좋다. 겨울에 이런 날씨에 집에만 예의가 아니다. 그 즉시 골프장으로 달려나갔다. 여기서는 혼자 나가도 다른 사람들과 팀이 되어 칠 수 있다. 골프가 끝나니 2시 반 예지 데리러 갈 시간이다. 오늘은 4시에 테니스 레슨이 있는 날이라 학교로 데리러 갔다. 오늘은 예지가 Philli Sandwich를 먹고 싶다고 해 Mall(백화점)까지 갔다. 보통은 간식으로 Hot sub(Subway의 샌드위치는 차갑지만 Quizno에서는 구운 샌드위치를 판다. 더 맛있다. 조금 비싸지만)를 먹었는데... 항상 학교가 끝나는 3시경에 학교로 데리러 가면 Snack을 먹는다. Snack을 먹은 후 실내 테니스 코드로 달려갔다. 레슨은 한 시간. 기다리며 책을 읽는다. 피곤하다. 소파에서 잠들었다 깨니 예지가 연습을 끝내고 나온다. 하루가 참 잘 간다.

2002 2 9 (토요일: 5)

아침에는 예지와 함께 영화를 보았다. 아놀드 뉴와츠네거가 주연한 Collateral Damage로 테러로 가족을 잃은 소방관이 자신이 직접 테러범을 응징한다는 내용. 콜롬비아까지 날아가 테러 집단과 맞서는 황당함. 권하고 싶지 않다. 오후에는 예지가 농구 게임이 있는 날이다. 지난 12월에 농구 클럽에 가입하여 매주 월요일 연습, 토요일 게임을 해 왔다. 작년에 예지가 속했던 팀은 잘하지 못했는데 이번 팀은 성적이 좋다. 6 1. 예지는 수비는 잘하는데 공격은 썩 잘하지 못한다. 내가 4게임 정도 보았는데 3골을 넣었다. 공경 기회가 적어서 그렇지 성공률은 45%정도이다. 훌륭하다. 오늘은 중요한 게임이다. 7승인 팀과 마지막 경기를 한다. 이 경기를 이기는 팀이 이기면 바로 Champion 결정전에 나가 다른 리그의 1등 팀과 겨루게 되고 지면 일종의 3-4위전을 하게 된다. 게임이 쉽지 않으리라 예상을 했지만. 게임 내용은 형편이 없었다. 예지 팀에 제일 잘하는 선수가 Morgan이다. 이 아이를 사귀고 싶어하는 남자 아이들이 오늘 응원을 왔다. 이 남자 아이들은 예지 친구이기도 하다. 예지의 친한 친구(물론 남자 친구는 아님). 그러니 Morgan이나 예지나 제대로 경기를 할 수 있었겠는가? 무리하게 공격하고 수비하다가 Morgan 5반칙 퇴장, 예지는 4반칙. 결과는 참담한 패배. 이제 2 16, 23일 두 번에 거쳐 3-4위전 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러면 농구는 끝이 난다. 3월부터는 토요일마다 베이스볼을 하게 될 것이다. 예지의 망가진 기분을 생각해 근사한 중국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창가에 앉아 둘이 저녁을 먹으니 마치 연인이 된 것 같다.

2002 2 10 (일요일: 6)

교회 예배가 끝나니 시하 아빠가 와 예지가 잘 먹는 짭뽕을 사 주시겠다고 한다. 예지를 귀엽게 봐 주어 그런 것 같다. 안 그래도 예지가 그저께부터 감기에 걸려 약을 먹고 있는데. 얼큰한 국물이 있는 것을 먹으면 좋을 것 같아 함께 가기로 했다. 원래 오늘은 예지에게 옷을 사 주기로 한 날이다. 그러나 그저께 잠시 Mall에 갔다가 마음에 드는 신발을 본 것이 예지를 고민에 빠뜨렸다. 신발이냐? 옷이냐? 나는 둘 다 사 줄 수는 없다고 했다. 단 다음 주에 엄마가 온 후 산다면 둘 다 사 줄 수 있으니 그 때까지 기다릴 수 있냐고 했다. 사실 예지랑 쇼핑하는 것은 전쟁이다. 신발 굽이 높다. 앞이 너무 많이 파였다. 길이가 너무 짧다. 등 이 전쟁을 피하고 싶었다. 잠시 고민을 하더니(사실 신발을 당장 사고 싶어 했지만) 예지도 순순히 물러났다. 집으로 와 한가로운 일요일 저녁을 보냈다.

2002 2월 11일 (월요일: 7)

. 아침 식단은 여전하다. 가끔 시리얼 먹기 싫으면 Clam Chowder 수프를 끓여먹기도 하였지만 늘 똑같다. 오후에 우유를 사야 하니 이번에는 Bagel을 시도해 보아야겠다. 근데 예지가 별로 좋아하지 않아 조금은 걱정이다. 그래도 아침 식단에 변화를 주고 싶다.

오늘은 무척 바쁜 날이다. 3시에 예지를 학교에서 픽업하여 snack으로 hot sub를 먹고 집에 와 잠시 있다가 430분부터 첼로 레슨이 있어 다시 학교로 간다. 예지 레슨 선생은 대학 강사로 community 서비스 차원에서 중고등학생을 지도한다. 그래서 레슨비도 한 학기에 200$(30) 저렴하다. 나머지 부분은 정부에서 보조하므로 학생들에게는 부담이 거의 없다. 레슨이 끝나면 집에와 저녁을 먹고(오늘은 갈비찜, 새우 튀김으로 포식했다. 아는 분이 음식을 해다 주셨기에... 정말 끌 맛이다) 7시부터 한시간동안 농구 연습하러 집 가까운 초등학교 실내 농구장으로 향한다. 월요일이 예지를 돌보기 제일 힘든 날이다. 그래도 오늘은 신난다. 예지가 학교에서 성적표를 받아 왔는데 straight A이다. 중학교 들어와서 6번 성적표를 받았는데 Straight A였다. 이번에는 기술(Technical Ed.)까지 있었는데. 아빠랑 떨어져 있어 부족한 것이 많을텐데 운동이나 공부에서 남에게 뒤지지 않는 예지가 너무나 자랑스럽다. 자랑스런 마음에 성적표를 scan하여 올려본다.

이제 일주일 지났다. 이렇게 다시 5일을 보내면 아내가 오겠지. 내일은 정원 아빠랑 골프를 치기로 했고 금요일 정도에 날씨가 좋을 것 같으니 한 번 더 나가면(날씨가 안 좋아도 나가야 한다. 예지가 학교에서 행사가 있어 7시에 집에 오니 혼자 있기 너무 심심) 그 다음 날이 아내가 오는 날이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아내의 역할을 해 보니 혼자서 예지 돌보는 것이 얼마나 힘들 일인지 알게 되었다. 불평 없이 예지를 늘 사랑으로 보살핀 아내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사랑한다.